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현재까지의 법적 영향 및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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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COVID-19“)의 발병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선언했습니다. 2020년 4월 14일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186만 4,360명이 COVID-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11만 8,246명입니다. COVID-19는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각국은 국경을 폐쇄하고 지역 봉쇄를 통해 국민들의 움직임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0년 2월 7일 DORSCON(질병 퇴치 대응체계) 경보 단계(질병 발생 상황 시, 해야 할 일을 기술한 것)를 최상위 단계인 레드(Red) 보다 바로 한 단계 아래인 오렌지(Orange)로 격상시켰습니다. 2020년 3월 22일, 싱가포르 정부는 2020년 3월 23일 2359시부터 모든 단기 방문객들이 입국하지 못하도록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2020년 4월 3일, 싱가포르 정부는 다음과 같이 “서킷 브레이커 (Circuit Breaker)” 라고 불리는 훨씬 더 엄격한 조치들을 발표했습니다:

  1. 2020년 4월 7일부터 필수 서비스로 지정된 직장을 제외한 모든 직장은 문을 닫아야 함
  2. 모든 교육기관은 2020년 4월 8일부로 휴교를 시행하고 모든 학생들은 가정 학습을 통해 교육 받아야 함
  3. 모든 시민들은 가능한 한 집에 머물면서 식료품과 같은 필수품 구입만을 위해 외출해야 하며,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사교활동을 피해야 함.

모든 산업에 걸친 비즈니스들이 영향을 받고 있고,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계속해서 상당한 불확실성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음 주나 심지어 다음 달에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혼란과 불확실성은 상업적인 관계 및 계약 의무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COVID-19가 상업적 계약에 미치는 법적 영향은 무엇인지” 와 같은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되는 법률적인 개념은 (1) 불가항력과 (2) Frustration[1] (이하 “Frustration”) 두 가지입니다.

  1. COVID-19가 불가항력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상의 의무 이행에 대하여 면제 사유가 될 수 있는가?

불가항력 조항은, 미래의 특정한 사건 발생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명시하거나 그 위험을 배분하기 위해 명시하는 계약서상의 조항입니다. 따라서, 불가항력 조항은 일반적으로 (1) 특정한 상황의 발생 시에 (2)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규정합니다.

우선, 그 입증 책임(burden of proof)은 불가항력 조항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당사자에게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싱가포르 항소법원은, RDC Concrete Pte Ltd v Sato Kogyo (S) Pte Ltd [2007] 4 SLR(R) 413 (이하 ”RDC Concrete”)의 판례에서, 불가항력 조항과 관련하여, 조항의 정확한 구성과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즉, 법원은 해당 조항들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도에 최대한의 무게를 실어주는 방향으로 판결한 것입니다.

따라서 (i) COVID-19 발생과 관련하여 불가항력 조항의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 및 (ii) 해당 조항의 효과는, 해당 조항이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몇 가지 다른 불가항력 조항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예로, RDC Concrete 판례에서의 쟁점은 계약서 상 명시된 “불가항력 조항”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3. 불가항력

신의 행위로 정의되는 불가항력을 (“Force Majeure, which is defined as act of God”) 구성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시장의 원자재 부족, 예기치 않은 산업시설의 가동 중단, 또는 노동 쟁의 등 공급자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러한 상황이 중단될 때까지 해당 당사자의 계약적 의무는 정지되거나 한정된다.”

두 번째 예로, 영국의 판례인 Tsakiroglou & Co. Ltd. v Noblee Thorl G.m.b.h. [1962] 1 AC 93 (이하 “Tsakiroglou”)에서는 다음과 같은 불가항력 조항이 그 쟁점의 대상이었습니다.

수출입 금지나 항만 봉쇄 또는 전쟁, 전염병의 창궐, 또는 파업 그리고 확정된 시간 내의 선적(shipment)이나 인도(delivery)를 방해하는 모든 불가항력 상황의 경우에는, 2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그 선적 또는 인도 기간이 연장된다. 그 이후에도 만약 불가항력이 여전히 적용되는 (존재하는) 경우에는, 계약이 취소된다.

위에서 예시로 언급된 불가항력 조항을 해석할 때에는, 해당 조항이 현재의 COVID-19 사태에도 적용되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상기에서 언급한 RDC Concrete 판례의“불가항력” 조항은 COVID-19 발생과 같은 “유행병/전염병” 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불가항력 조항의 분석은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1)     조항에 명시된 정확한 표현
(2)     구체적인 사실 관계

이에, 최근의 “서킷 브레이커” 조치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RDC Concrete의 불가항력 조항은 “시장 원자재 부족, 예기치 않은 산업시설의 가동 중단 등 공급자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적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최근 직장 및 작업장을 폐쇄하라는 싱가포르의 정부의 조치가 이 조항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Tsakiroglou의 불가항력 조항의 경우에는, 현재의 COVID-19 발병에 적용될 수 있는 “전염병”이 구체적으로 명시 되어있습니다. 이 외에도, COVID-19의 발병을 포괄할 수 있는 다른 조건으로는 “pandemic (팬데믹/ 유행병)”, “national emergency (국가 비상사태)”, “lockdown (봉쇄)”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Tsakiroglou의 불가항력 조항은 “확정된 시간 내의 선적(shipment)이나 인도(delivery)를 방해하는 모든 불가항력 상황의 경우”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싱가포르 정부의 (작업장 폐쇄등이 포함된) “서킷 브레이커” 조치가 확정된 시간 내의 선적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 이유로써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 될 수 있다고 주장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기 언급된 두 판례에서 볼 수 있듯이, 법원은 불가항력 조항이 정확히 어떻게 구성/기술 되었는지를 검토할 것이므로 (계약 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따져서 그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될 수 있는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 해석에 관해서는 법률적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단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은 해당 불가항력 조항의 효력이 무엇인지 입니다. 예를 들어, Thakiroglou 판례의 불가항력 조항 해석에 따르면, 해당 당사자가 선적 또는 인도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2개월의 기간을 연장하고, 불가항력 상황이 여전히 전개되고 있는 경우에는,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1. Frustration 원칙이 COVID-19 사태에 적용될 수 있는가?

현재의 COVID-19 사태에서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고려해야 할 다음 개념은 앞서 언급된 Frustration 입니다.

Frustration 원칙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약이 성립된 후에 기존 상황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2) 계약상 의무를, 계약에서 합의된 것과 근본적으로 또는 완전히 다르게 만드는 경우에는; (3) 법적 효력에 의해 계약 당사자는 해당 계약으로부터 그 법적인 의무가 자동으로 면제됩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항소법원은 Alliance Concrete Singapore Pte Ltd v Sato Kogyo (S) Pte Ltd [2014] 3 SLR 857 (이하 “Sato Kogyo”) 판례에서 Frustration의 원칙은 계약의 존엄 (준수) 규범에 대한 예외이므로,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적용될 것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 해당 항소법원은 계약상 의무를 근본적으로 또는 완전히 다르게 하는 경우의 예시로, 계약 의무 수행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그 계약 이행이 후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경우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Frustration의 원칙이 적용될지에 대한 여부는 계약서의 조항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의 목적이 당사자인 A사가 싱가포르의 B에게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력을 공급하는 것이었다면, 이 계약은 싱가포르의 최근 국경 폐쇄 결정이 해당 계약의 수행을 불가능하게 만듦으로써, Frustration의 경우로 간주될 수 있겠습니다.

다른 예로, 계약 당사자 A가 B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부동산을 임대하기로 합의하는 임대차 계약의 경우에는, 금번 “서킷 브레이커” 조치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이 무효화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는 당사자A와 당사자 B둘 다의 의무 이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정부의 새로운 조치는, 엄격하긴 하지만, 당사자 A가 당사자 B에게 임대부동산을 계속 제공하거나, 당사자 B가 그에 따른 임대료 지불을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Frustration의 원칙은 궁극적으로 계약의 목적과 당사자의 의무에 따라 결정되며, 쉽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타 조항들

계약 당사자들은 또한 불가항력 조항과 Frustration의 원칙과는 별도로, 다른 적용 가능한 조항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계약의 다른 조건들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에는 때때로 “중대악화사유” (Material Adverse Effect)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조항은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항의 적용 가능성 및 그 효과는 해당 조항의 작성 및 그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결론

COVID-19 발생 상황이 계약 상 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여부는 (1) 불가항력 조항이 해당 상황에 적용되는지 여부, (2) Frustration의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 및 (3) 적용될 수 있는 다른 기타 조항이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과 해석, 그리고 구제적인 사실 관계에 따라 법적인 분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법률 자문을 구할 것을 권장 드립니다.

하지만 위의 3가지 사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들은 상호 간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본 기고문에서 제공된 분석은, COVID-19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체결된 계약들에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향후의 계약과 관련하여서는 COVID-19 발생 현황을 다루는 불가항력 조항의 포함 및 해당 상황 발생에 대한 위험성의 배분을 고려하시기를 권고 드립니다. 앞서 보신 바와 같이, 불가항력 조항의 효과는 그 조항의 작성 및 이에 따른 해석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계약과 관련하여 이러한 조항 작성 시 반드시 법률적 조언을 구하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1] 양당사자의 귀책 사유 없는 이행불능
 기고문에 대한 문의 사항  법률 상담은 Duane Morris & Selvam LLP  김성희 변호사 (Director of Korea Desk, shkim@duanemorrisselvam.com), Sean La’Brooy (Director, slabrooy@selvam.com.sg), 그리고Gabriel Lee (Associate, glee@selvam.com.sg)에게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고문은 본문에서 다루어진 주제의 일반적인 내용들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따라서 특정 상황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  의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용도로 사용되어서도 안됩니다. Duane Morris & Selvam LLP  Duane Morris LLP  기고문에 근거하여 취하거나 또는 취하지 않은 조치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Duane Morris & Selvam LLP 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 로펌 Duane Morris LLP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elvam LLC로 구성된 합작 로펌으로써 싱가포르 내에 몇 없는 Joint Law Venture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희 로펌은, 싱가포르 오피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 800명 이상의 글로벌 오피스에서 근무 중인 변호사들을 통해 글로벌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으며, Chambers & Partners, The Legal 500 및 IFLR1000에 의해 이 지역의 대표적인 로펌으로 정기적으로 선정되는 로펌입니다. 현재의 사태가 싱가포르에만 국한되어 해석되는 것이 아닐 수 있으므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저희 로펌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적극 조력드릴 수 있습니다.